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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전야에 대한 고찰(Reflexions à la veille du G7)" 8월 9일자 Paris-Luttes.Info 기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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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EZ 플랫폼 회원이자 좌파 분리주의 활동가 Egoitz Urruti koetxea의 전략적 고찰을 담은 글이다! 바스크(Basque) 지역 좌파 분리주의 운동진영(역자 주 1)에 소속된 그는 프랑스 사법당국에 의해, 여러 차례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는 현재 Iratzar 재단 회원이다.
에마뉘엘 마크롱은 G7 의장단 자격으로, 8월 24-26일 비아리츠(Biarritz)에서 G7 정상회담 개최를 결정했다. 사전 협의도 전혀 없이 슬그머니 결정해버렸다. 이는 권력의 수직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상 최대 정상 회담에 대한 지상 최고 권력의 결정이다.
이 위선적인 행사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영국, 미국 정상은 본인들의 행위로 유발, 악화된 주요 위기,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할 것이다. 방화범이 소방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사면(석방)”>
권력은 악명 높은 G7 파급효과를 추켜세우며, 대중과 소통하고자 애를 쓴다. 그러나 바스크 지역에서는 아무도 속지 않는다. 강화된 보안 대책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공안정국이 형성되고 있다. 여름이 한창일 무렵, 바스크 해변 공공시설은 사유화, 요새화될 것이다. 그리하여 전 지구적 과두정치 거수기가 마음 놓고 쥐락펴락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으면서 말이다.
G7 정상회담은 특수한 맥락 속에서 개최될 것이다. 프랑스는 주요 골칫덩이 국가가 되고 있다. 노란 조끼 운동은 민주주의보다 절대 군주정, 과두정에 더 가까운 오만한 권력으로 인해, 모멸감에 시달려왔던 민중들의 거대한 반발이다. 그리고 현 국가 체제는 규모와 기간, 두 측면에서 전례 없는 사회운동에 직면해있다. 국가의 권위주의적 흐름은 저들이 권력의 상아탑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것도, 정당한 열망 앞에 구조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불가능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노란 조끼 운동을 짓밟으려는 국가 폭력은 전진 배치되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적 주장도 비폭력 논리에 휩쓸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G7 정상회담은 또한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최후의 무장 충돌이 벌어졌었고, 여전히 사태해결 절차가 진행 중인 바스크 지역에서 개최된다. 정치-군사적 상황에서 철저하게 정치 논리에 입각해, 저들은 충돌을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바스크 지역에서 새 시대를 열어젖힐, 전례 없는 국면이다.
스페인, 프랑스 양국과 언론은 법치의 승리 혹은 기껏해야 “정상 상태”로의 회복을 위한 주요 전략을 끊임없이 전환해왔다. 이는 지하 저항운동, 해방투쟁이 쟁취한 성과를 은폐하려는 비열한 방법이다.
이러한 전략적 태세 전환은 우리의 다양한 투쟁 전술 배치, 보다 구체적으로는 정치적 폭력투쟁에 대해, 양국이 긴밀하게 대응한 결과이다. 따라서 지난 수십 년간, 자본주의 체제에 문화적 반 헤게모니 투쟁을 건설하고, 해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투쟁 전략은 이제 비생산적이고 낡은 것이 되었다.
국가의 권위는 주로 폭력 독점에 근거한다. 국가와의 힘의 균형 문제에서, 섣부른 정치적 폭력 사용은 기존 국가질서를 받아들이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가 국가를 충분히 전복시킬만한 힘의 균형을 사수하지 못한다면, 결국 국가질서를 강화하고 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바스크 지역에서 발생했던 일이다. 국가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며, 스스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G7 정상회담은 이렇게 매우 특수한 맥락에서 개최될 것이다. 투쟁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일부는 한 순간 뛰어오르는 불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운동에 독약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압도하며, 심지어 바스크 지역의 사회역사적 현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일종의 쓰나미가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현장의 사회적·정치적 역동성에서 기인한 불안정성, 현재 권력 관계의 불안정성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G7 정상회담에 대한 마크롱의 군사 대책, 그로 인한 바스크 지역의 긴장 상황 속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타협점에 이른지 몇 달이 지났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는 매우 위태롭고, 균형은 여전히 무너지기 쉽다. 한편, G7 반대투쟁과 관련한 최소한의 행동 양식, 틀거지가 제안되었다. : 특히, 8월 21-23일 엉데(Hendaye), 이룬(Irun) 지역에서 이데올로기적 개입이 벌어질 것이다. ; 8월 24일에는 프랑스 엉데와 스페인 이룬 지역 사이에서 거대한 대중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8월 25일 일요일 레인보우 게더링(rassemblements arc-en-ciel), 시민 불복종 행동을 통해, G7 정상회담 기간 공공장소 사유화, 기본권 침해 등을 규탄할 예정이다. (역자 주 2)
이러한 맥락에서, 모든 참가 단위는 ‘G7 EZ 플랫폼이 조직한 그 어떤 행사도 정부 당국과의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만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7 정상회담 국면에서 여전히 과열된 권력자의 쟁투, 일부 반대파에 의한 ‘두려움의 도구화’는 좋지 않은 징조이다. 최근 최악의 보안 대책이 공표되었다. 내무장관의 발표를 살펴보자. 그는 G7 반대 시위에 대해 “질서” 유지 차원에서, 노란 조끼 운동을 진압했던 것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자 한다. (역자 주 3)
프랑스 국가 체제의 권위주의적 흐름 속에서, 지난 몇 달간 벌어졌던 충돌상황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세력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 폭력과 오만함이 폭력 ‘재전유(la réappropriation)’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폭력 페티쉬(fétichisation)를 갖게 한다. 일각에선 ‘회복적(réparatrice)’ 폭력, 심지어 ‘순화적(purificatrice)’ 폭력을 호명한다. (역자 주 4) 그러나 이들 모두 바스크의 지역적 특성을 무시한 채로, 폭력을 언급하고 있다.
G7 정상회담은 바스크 지역의 사회-역사적 현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우리에겐 새삼 놀랍지도 않다. 앞서 말했듯이, 지상 최고 권력의 정상회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민중을 경멸하는 전 세계 지도자에게 더 이상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다.
한편, G7 반대투쟁이 권력자와 같은 논리 구조라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나온 바스크 지역 해방 운동 논쟁과 정치적 순간의 복잡성을 충분히 사고한다면, 운동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바스크 지역의 최근 경험은 하나의 사례로써 자리매김해야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반(反)억압 논리의 과잉은 투쟁흐름을 함정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방투쟁 과정은 국가 폭압 기구에 대한 공격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무엇보다도, 하부 단위로 하여금 스스로 종속에 동의하고, 정치·사회 시스템 재생산에 적극 기여하도록 만드는 현 체제의 문화 헤게모니를 해체해야한다. 물론 해방적이고 새로운 문화 헤게모니를 구축해야할 것이다. 우리가 구축할 새로운 헤게모니는 국가의 논리를 강요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이는 국가의 기능, 폭압적 성격을 그대로 답습하는 방식으로 구축될 수 없다.
* Source (출처) :
https://paris-luttes.info/reflexions-a-la-veille-du-g7-12450
* 참고 : 8월 19-26일 G7 정상회담 반대투쟁 호소 유인물 번역(Traduction d'affiche Web faisant appel a la lutte contre le Sommet du G7 du 19 au 26 aout)
https://emmanuelmacrondemission.tistory.com/241
* 역자 주 1 :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 지대에 위치한 바스크 지역은 서유럽에서 마지막까지 무장투쟁을 벌였던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 Euskadi Ta Askatasuna)의 근거지였다. ETA는 스페인 내전 이후, 프랑코 총통 군사독재시기에 반체제 학생운동, 민족주의, 분리주의 운동으로 출발하였다. 쿠바 혁명, 알제리 민족해방운동 등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적 경향을 띄기도 했으며, 2017년까지도 무장투쟁을 했었다. 이 글의 필자는 지난 5월, 17년 만에 체포된 ETA 리더 Josu Ternera의 아들이자 동지 Egoitz Urruti koetxea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라.
2019년 5월 17일자 <경향신문>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조직 리더, 도피 17년 만에 검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905171145011
2019년 5월 16일자 <Newsy-Today>
Egoitz Urrutikoetxea, the son of Josu Ternera who continued his steps and ended up "deserting" ETA
* 역자 주 2 : 이 일정이 소개된 웹 포스터이다. 출처는 아래와 같다.
https://www.facebook.com/341188540081017/photos/a.341195396746998/407683073431563
* 역자 주 3 : 정상 회담 기간 바스크 비아리츠 일대의 통제 상황
2019년 8월 7일자 <france bleu>
INFOGRAPHIE - G7 à Biarritz : terre, air, mer, toutes les restrictions de circulation
바스크 교통정보
Les lignes suivantes seront déviées du JEUDI 22 au LUNDI 26 août 2019
https://www.chronoplus.eu/ete-2019/deviations-g7.html
* 역자 주 4 : 프랑스 역사학, 사회인류학자 르네 지라르(René Girard)는 그의 책 <폭력과 성스러움>에서 해로운 폭력을 불순한 폭력(violence impur), 이로운 폭력을 순수한 폭력(violence pur) 혹은 순화적 폭력(violence purificatrice)이라고 지칭한다. (참고 : 철학탐구 제 40집. ‘희생양 메커니즘과 폭력의 윤리적 문제 –르네 지라르의 모방이론과 희생양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계명대학교 이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