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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탈과 탄압 : 엉데(Hendaye) 지역의 함정" - 비폭력평화주의 비판. 8월 31일자 Paris-Luttes.Info 기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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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동안 이어온 노란 조끼 운동, 생태 위기에 맞선 운동, 2001년 제노아(Genoa) G8 봉기, 2017년 함부르크(Hambourg) G20 봉기에 뒤이어, 바스크(Basque) 지역 기존 활동가를 중심으로 조직된 비아리츠(Biarritz) G7 반대투쟁은 여전히 강력한 봉기의 불씨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투쟁이 벌어졌고 결의에 찬 활동가가 있었음에도, 저들을 위협하는 데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그 이유에 대해, 정당한 의문을 제기한다.
아래 글은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가능한 가정을 세워 이를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는 주로, 우리가 “정상회담” 기간, 투쟁현장에서 발로 뛰며 느꼈던 감정에 근거를 두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시위에 재갈을 물리려는 경찰 동원과 보안대책이 성공적이었음을 보고한다. 일부 시위대는 순한 양처럼 평화롭게 시위를 벌였고, 온건한 반대에 직면한 정부 당국은 관용을 베풀었다. 사전신고 시위를 개최하는 동시에, 이미 허가된 행동과 시위가 있다는 구실로, 가장 열성적인 시위참가자의 주도권을 제한하고 이들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 있었다. [1] 그들이 고립된 활동가로 비춰지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열성 시위참가자들은 원래부터 폭력적이며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소위 ‘착한’ 시위대와 ‘나쁜’ 시위대를 분리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비정치화 전략이다. 이는 특정 활동가가 마치 당연하게 폭력적인 것처럼 묘사되는 언론 선동을 통해, 평소 형성된 “파괴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기반을 둔 꼼수이다. 즉, 개개인은 맹동주의자로 폄하되고, 이들의 행동방식은 이론이 탈각되고, 그저 폭력적 외형만 부각되어 평가절하 당한다. 또한 이러한 왜곡·조작은 우리가 거리를 두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폭력에 대한 일종의 뒤틀린 환상을 불러오기도 한다.
저들이 항상 취하는 이 전략은 불행히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반대투쟁에 참가한 많은 단체는 비폭력 입장을 채택했고, 현장에 있는 개별 활동가에게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농성촌 조직화 책임을 맡은 플랫폼 "G7 EZ"는 어떤 협의도 없이, 특정 개개인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비폭력 행동에 관한 합의 [2]”를 채택했다. 이는 활동가의 실천투쟁을 비폭력으로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실천투쟁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비폭력 전술은 일종의 도그마(dogme)처럼 채택되었다. 현 플랫폼은 이전의 정상회담 반대투쟁 [3] 에서 여전히 그 전술적 가치가 입증되었던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폭력 시위대를 현장에서 고립시키고, 피해 방지를 위해 취해야할 행동방침이 자세히 설명된 리플렛 [4] 까지 배포되었다. 바스크(Basque) 지역 엉데(Hendaye)에서 개최된 사전신고 시위는 이러한 행동방침이 적용된 단적인 사례이다. 해머와 짱돌을 들고 은행 건물 유리창 앞에서 짭새와 대치하던 상황에서, 시청 직원과 나란히 선 일군의 대단하신 평화주의 “활동가”들은 끼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독단적 방식으로 강요된 비폭력 전술은 궁극적으로 폭압기구의 진압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G7 EZ 플랫폼 [5] 구성원이 정상회담 반대투쟁 기간, 과격한 상황을 모두 피하기 위해, 관계 당국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왔던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또한 <Le Canard enchaine>는 8월 25일 일요일로 예정되었던, 비아리츠 통제구역 인근 봉쇄투쟁 취소와 관련하여, 일부 단체(Alternatiba, ANV-COP21, Bizi) 간의 비공식 이면 합의 가능성을 폭로했다. 봉쇄투쟁을 취소한 대가로, 관계 당국은 같은 날 바욘(Bayonne)에서 예정된 초상화 행진 [6] (역자 주 : 마크롱의 초상화를 거꾸로 든 풍자적 의미의 행진)을 허용했을 것이다. 마침내 행진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몇 달 전부터, 정부 당국이 초상화를 거꾸로 드는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행진 주최 측과 관계 당국이 야합했다는 의심이 짙어졌다. 경찰이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를 받았기 때문에, 결국 정상회담 반대투쟁 주최 측과 관계 당국 사이의 밀회는 농성촌의 자발적 실천행동을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평화주의는 체제 영합이다." 토요일 시위 이후, 농성촌 담벼락에는 그래피티가 재빠르게 새겨졌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단체들이 결의에 찬 투쟁, 위협적 시위 조직화 실패에 큰 책임이 있더라도, 이는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노란 조끼 총회(AG) 도중, 어떤 사람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포착했음에도, 결국 일부 노란 조끼 그룹은 9개월 동안 펼쳐온 우리 운동에 침투한 짭새를 걸러내지 못했다. 노란 조끼는 짭새 휴대폰에서 수많은 사진을 발견했었다. 그리고 개개인에 대한 상세한 보고, 정상회담 반대투쟁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 등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농성촌 인근 경찰 침탈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짭새는 결국 도망치고 말았다. [7]
정말 치밀했던 사찰 이외에도, 정상회담 반대투쟁 집결지 선정과 수많은 경찰의 물리적 존재는 힘 있는 결집을 어렵게 만들었다. 네슬레(Nestlé) 구 휴가지에 위치했던 정상회담 반대 농성촌은 엉데 시내에서 거의 접근할 수 없었다. 시위대는 낮에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야간에 엉데에서 농성촌으로 합류하려면, 운이 좋아야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 다른 이는 도보로 합류해야했다. 바스크 지역의 언덕길을 45분 동안이나 걸어야했다. 외곽 농성촌은 2개의 출입구를 통해서만 접근가능했기에, 활동가가 현장을 조정하고,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웠다. 특히 농성촌 입구 중 한곳에는 현장 경찰의 숙소가 인접해있었기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 농성촌 입구에서 시위,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은 신속하게 침탈할 수 있었다. [8] 주요 진입로는 완전히 봉쇄당했고, 충돌은 계속 이어졌다. 다음날, 프랑스와 스페인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왔고, 전날 설치되었던 바리케이드를 “플랫폼주의자”가 자진 철거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플랫폼주의자”는 거리 한쪽에서 경찰에게 투척할만한 물체를 깨끗이 청소하고 있었다. 결국 이는 경찰 침탈 상황에서, 자기 방어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했다.
한편, 정상회담 반대 ‘농성촌’만이 유일한 G7 반대 투쟁 거점은 아니었다. 까네따(Caneta) 항구 중심부에서, 활동가들은 ‘3번째 은하계(intergalactique) 주간’을 조직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노틀담 데렁드 보호구역(la ZAD de Notre-Dame-des-Landes) 투쟁에서 개최되어왔던 행사이다. [9] 다양한 집담회, 토론, 워크샵으로 어우러진 대안 마을 공동체이다. G7 반대투쟁 연행자 석방을 위한 긴급 시위에 이어, 마을 총회는 25일 일요일로 예정되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대규모 경찰이 존재하는 상황은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결국, 마을은 경찰에 의해 해체되고, 시위는 해산당할 것이다.
"G7 ! 너희의 세상이 붕괴되고, 우리의 세상이 건설되고 있다.”
‘은하계(intergalactique) 주간’ 행사가 개최된 대안 마을 공동체 까네따(Caneta) 항구에 설치된 Ambazadatxoa의 구조물.
엉데 시 일대가 특별 통제되었다. 또한 바스크 해안 지역 역시, 전체가 1주일간 군사 지역으로 바뀌어버렸다. 프랑스에서는 군대의 지원을 받는 경찰 13,200명이 동원되었다. [10] 한편, 스페인에서는 경찰 3,000명이 동원되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사전신고된 행진 도중, 빨간 헬멧을 착용하고 명확하게 눈에 띄었던 바스크 자치 경찰 Ertzaintza의 존재를 명심해야한다. 또한 해방 75주년 기념일을 구실 삼아, 독일 경찰 차량도 엉데에 주둔하고 있었다. 지역의 여러 길목과 정류장이 폐쇄되었고, 도로 한복판에 수많은 검문소가 설치되었다. 바욘과 같은 일부 도시는 몇 시간동안 전면 봉쇄되기도 했다. 그러나 숨 막히는 권위주의적 통제도 지난 토요일 작열하는 태양 아래, 고속도로 32km를 걸었던 엉데에서 바욘까지의 행진을 막지는 못했다. 비아리츠 입구에서 몇 차례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은 끝내 시위를 진압했다. 68명이 체포되었다. 비다흐(Bidart) 시위에서도 역시 체포가 난무했고, 현장에 있던 활동가들은 토끼몰이를 당했다. 정상회담 반대투쟁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도처에 깔린 경찰, 불심검문, 차량수색, 지하철역 통제, 도시 입구 통제 등이 두드러졌다. 경찰은 확연하게 눈에 띄는 제복을 착용하고, 시위대를 마주칠 때마다 협박과 위협을 일삼았다. 경찰 순찰대는 가끔씩 시위대를 꼭 체포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오랜 시간 밀착하여 따라다니기도 했다. 그저 시위대를 모욕하고, 본인들의 힘을 과시하려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찰의 물리적 존재는 수없이 동원된 억압 기제 중 한가지였을 뿐이다. 사법적 측면을 살펴보자. 당국은 변호사 70명과 검사 17명으로 전담반을 꾸리고, 24시간 핫라인을 구축했다. 그리고 철통같은 바욘 법원으로 즉시 집결하도록 차출명령을 내렸다. 새로운 구속자를 수용하기 위해, 엉데 행정구치소에 구금되어있던 이주민도 다른 곳으로 이감시켰다. 프랑스 법무부는 정상회담 반대투쟁 시작 며칠 전에 이미, 스페인 국경을 넘으려던 독일 청년 활동가 3명을 체포, 구속했다. 이들 중 1명은 징역 2개월, 다른 2명은 징역 3개월을 선고받았다. 3명 모두에게 최소 5년간 프랑스 입국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3명의 활동가는 스스로 사선변호사 선임을 원했지만, 당국은 국선 변호사 선임을 강요했다. 대단하신 이놈의 정부당국은 고속도로에서 활동가 3명을 체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예비 검속, 예방 형법을 적용했다. 심지어 실제 행사는 며칠 뒤로 예정되어 있었고, 이들에 대한 체포는 “폭력 집단에의 참여”라는 추측에 근거했을 뿐이다. 이는 새로운 기본권 침해로 간주된다. 또한, 관련 정보에 따르면, 프랑스-독일 당국의 비열한 담합은 수많은 독일 활동가에 대한 체포를 허용했다. [11]
언론인도 여지없이 체포당했으며, 프랑스 인권연맹(LDH) 조사관 3명도 비슷한 이유로 체포당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SNJ)은 당국의 과도한 통제, 보호 장비 압수, 국제 프레스 명찰 무시 등을 강력 규탄했다. [12]
이에 더해, 위와 같은 가정을 통해 많은 활동가가 동참했지만, 결국 총집결에 실패했던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이번 비아리츠 G7 정상회담 반대투쟁을 계기로, ‘분노 표출’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가 취하는 전략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 정치인은 오랫동안, 민중의 일반 이익과 완전히 모순되는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인이 부당하게 모인 정상회담에 분노하자. 폭력적이고 낡은 생산양식을 통해, 지구를 파괴하는 권력자. 겉치레만 요란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뻔뻔스럽게 불평등에 관한 주제로 정상회담을 진행했던 권력자. 저들이 배타적으로 수호하고 있는 질서는 언제나 가장 부유한 자본가에게 이윤을 가져다 줄 것이다. 민중에게 닥친 시급한 문제에 대해, 원인제공자가 오히려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주장하는 터무니없고 부조리한 정상회담...
다른 한편으로, 결국 “플랫폼주의자”는 정상회담 반대투쟁 국면에서, 관계 당국과의 접촉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기존 단체, 정당의 권위주의적 행동을 단적으로 드러낸 꼴이 되었다. 이를 통해, 다시금 “사전신고” 시위의 한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G7 정상회담 반대투쟁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사실은 이런 맥락에서, 확실한 교훈이 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기구 사이의 ‘대화’는 끝내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Basse Fréquence (기층의 울림)
* Source (출처) :
https://paris-luttes.info/infiltration-et-repression-le-12533
[주석]
[1] 엉데(Hendaye)에서 사전신고된 시위, 마크롱 초상화를 거꾸로 든 행진, 레지옹에서의 여러 컨퍼런스 조직화, G7 반대 “농성촌”의 가능성.
[2] https://g7ez.eus/fr/consensus-daction/
[3] 1999년 시애틀 전투(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저지 투쟁)
[4]
https://desarmons.net/index.php/2019/08/27/declararation-sur-limposture-plateformiste/
[5] ‘G7 EZ’라는 이름으로 조직된 “플랫폼”의 구성을 살펴보자. 유럽생태녹색당(EELV) 바스크 지부, 불복하는 프랑스(LFI), 반자본주의신당 소수파(NPA PB), 프랑스 공산당 64번 데파르트망 지부(PCF FEDERATION 64 Pyrénées-Atlantiques), 금융거래과세 시민행동연합(ATTAC) 바스크 지부, 그리고 비지(BIZI. 바스크 지역 대안세계화 운동단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바욘(Bayonne)에서 진행된 ‘거꾸로 든 초상화 행진’ 조직화에 부분적으로 참여했다.
https://cerveauxnondisponibles.net/2019/08/28/retour-sur-polemique-du-canard-sur-le-contre-g7/
플랫폼 참가 전체 조직 자세히 보기 : https://g7ez.eus/fr/qui-sommes/
[6]
[7]
https://iaata.info/A-propos-de-la-flic-infiltree-debusquee-au-contre-sommet-du-G7-3547.html
[8]
https://twitter.com/NicoMay/status/1165145054132019200
[9] https://zad.nadir.org/spip.php?article6606
[10]
[11] https://acta.zone/solidarite-avec-les-prisonniers-du-g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