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함부르크 G20 반대투쟁 구속자의 편지


 7월 초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 썩어빠진 세상의 최고 지도자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수십만 명이 그들의 별거 아닌 게임을 저지하기 위해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투쟁을 결의했었다. 최고 권력자들이 이듬해 어떤 소스를 먹을지 결정하던 곳 근처에서, 며칠 동안 하루 종일 시위, 봉쇄, 폭동이 일어났다.


 이 투쟁 시기, 불행하게도 권력은 이미 몇 주 전부터 사전에 예측 가능했기 때문에, 광범위한 조치를 취했다. 감히 저들의 권위에 맞서 투쟁하는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법적 조치(G20 정상회담 직전에 새로운 법률 제정)와 함께 인프라(the political prison in prefa of GESA) 수준에서 다양한 억압 기제를 동원했다.


 수백 명이 ‘예비 검속’을 당하고, 체포·구금되었다. 그 이후, 총리는 마침내 공공질서를 어지럽히고,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살인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여러 국적의 54명을 기소, 구속했다.


 현재까지도, 약 30명이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정부 당국은 함부르크에서 발생한 봉기에 대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속자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여부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봉기의 흐름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권력에 의해 낙인찍힌 이들과 어떤 식으로든 항상 연대할 것이다. 우리를 분리, 고립시켜 억압하려는 저들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G20 반대투쟁 구속자와의 연대! 모두에게 자유를!



2017년 7월 20일 리카르도(Riccardo)의 편지, 함부르크 빌베르더(Billwerder) 구치소


 저는 현재 함부르크 빌베르더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저는 7월 7일 금요일, Rote Flora 센터 근처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저는 경찰에 맞섰던 그룹 15명 중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국가를 모독하고, 공공 치안을 위험에 빠트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체포 작전을 수행하며, 증거를 찾고 있던 블룸버그(Blumberg) 특수부대 소속 경찰관에게 해를 입히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국가 사법 기구에 의한 ‘유죄 혹은 무죄’ 이분법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G20 정상회담에 맞선 함부르크 봉기에서,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돈의 논리, 자본주의 세상에 굴종하려는 유혹에 아직 흔들리지 않고, 전 세계 모든 세대 민중의 결의를 직접 경험하는 기쁨. : 이는 그 어떤 형태의 투옥으로도 절대 꺾을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내부적 전쟁(특별법, 국경폐쇄, 강제추방)과 외부적 전쟁(무차별적 학살, 지구 생태계 파괴 및 오염) 사이에서 끊임없이 동요합니다. 자본주의는 체제 안정화를 위해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국면에서, G20 정상회담에 맞선 봉기는 여전히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즉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무력화되었기 때문에 쓸모가 없었지만, 독일 경찰의 기술·물리·전술적 효율성은 끔찍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들은 투쟁 요구를 억눌렀습니다. 우리는 한심한 국가 지도자 20명이 도시 중심부에서부터,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비참한 사회, 터무니없이 재앙적인 글로벌 사회에 맞서 투쟁했습니다.


 전임자와 개량주의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온 지배-피지배층 간 역학 관계를 고려할 때, 함부르크 G20 정상회담이 국제 공안기구, 대책을 평가하는 확실한 실험의 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2001년 제노아(Genoa) G8 정상회담에 이어, 다시 한 번 공안몰이 광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란자와 혁명가는 정치 음모론이 아니라, 스스로의 느낌과 계획을 펼쳐야합니다. 어쨌든, 저는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실험’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함부르크 거리에서 저는 통제될 수 없는 자유, 활발한 연대와 함께 숨 쉬었습니다. 우리는 극소수 부자에 의해 나머지 절대 다수 인류에게 강요되는 끔찍한 기존 질서를 거부한다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자동차의 끝없는 행렬도, 매일 반복되는 자본주의 체제의 폭압적, 살인적 ‘예배’를 정화할 순 없습니다. 그 어떤 불특정 다수 대중도, 불확실한 생존과 탐욕스런 자본가의 부를 위해, 무릎 꿇고 땀 흘려 일하진 않습니다. 우리 삶의 경험을 소외, 왜곡시키는 아셉틱 디스플레이 따위에 어느 누구도 공허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저는 눈을 뜨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꿈을 움켜쥐려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저는 여성과 남성이 스스로의 창의성을 구체화하고, 억눌려왔던 희망에 날개를 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각자가 가진 에너지를 서로에게 나눠주며, 어느 누구에게도 군림하지 않으려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저는 자본가를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구슬땀 흘리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봉기의 순간에, 이제 더 이상 아무도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독일 당국에 의해 수감된 모든 반란자 동지들께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탈리아에서 “Scripta Manent” 작전(역자 주 : 이탈리아 아니키스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경찰, 군대, 정부 각료, 이주민 구치소 관리 회사 등에 대한 타격투쟁 및 직접행동)을 수행하고 있는 Anna, Marco, Valentina, Sandrone, Danilo, Nicola and Alfredo 동지에게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옥에 수감된 전 세계 모든 혁명가, 반란자 동지들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여러분과 언제나 함께 있습니다!


 제가 살아있는 한, 언제나 권위에 맞서 투쟁할 것입니다! 언제나 고개를 치켜들 것입니다! 반자본주의 인터내셔널 만세!


 Carlo를 위해! Alexis를 위해! Remi를 위해! 자유를 위해!


2017년 7월 20일, 함부르크 빌베르더 구치소에서,

리카르도 올림


* 리카르도 동지에게 편지 보내기 :

이름 : RICCARDO LUPANO

생년월일 : 1985년 6월 9일

주소 : JVA BILLWERDER, DWEERLANDWEG 100, 22113 HAMBURG – GERMANY



2017년 8월 10일 리카르도의 편지, 함부르크 빌베르더 구치소


안녕, 여러분 !


 편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했습니다. 저는 아나키스트이지만, 그람시(Gramsci)의 이 문장을 무척 좋아합니다. “감옥은 현 사회를 떠받치는 필수 기둥이다. 감옥이 없다면, 이 사회는 일주일 안에 무너질 것이다.” 어떤 순간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 당시에, 저는 2001년 제노아 G8 반대투쟁과의 차이점을 깨달았습니다. 함부르크 경찰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제노아 경찰의 고문은 우리를 분열시켰습니다. 그리고 권력자에게 강력한 힘이 실렸습니다. 저들이 우리를 감옥에 얼마나 오래 가둘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수감되어 있기 때문에, 괴물 같은 현실을 직접 마주할 수 있습니다. 봉기를 일으키지 않고서는 괴물과 마주할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전투적 투쟁 전통을 사수하며, 엄청난 피와 눈물을 감수해왔습니다. 그러나 투쟁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좌절해서도 안 됩니다.


여러분의 연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개 들고 당당하게 투쟁합시다.


2017년 8월 10일, 함부르크 빌베르더 구치소에서,

리카르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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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crondemission